주식 투자의 기본 용어인 예수금, 증거금, 미수금은 돈의 성격과 위험도가 완전히 다릅니다. 예수금은 ‘내 현금’, 증거금은 ‘거래를 위한 보증금’, 미수금은 ‘당장 갚아야 할 빚’을 의미합니다. 이름이 비슷하다고 지갑의 기분까지 비슷하진 않습니다.
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면 HTS나 MTS 화면에서 마주치는 낯선 용어들에 당황하기 쉽습니다. 특히 ‘예수금’, ‘증거금’, ‘미수금’은 자칫 잘못 이해하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개념입니다.
분명 내 돈을 입금했는데 주문 가능 금액이 다르고, 어느 날 갑자기 ‘미수금 발생’이라는 무서운 알림을 받기도 합니다. 이번 글은 용어 사전이 아니라 통장 지킴이 사용설명서입니다. 끝까지 보시면, 돈 때문에 밤새 뒤척이는 일은 오늘로 안녕입니다.

1. 예수금이란 무엇일까요? (내 계좌의 현금)
예수금(Deposit)은 간단히 말해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 계좌에 입금해 둔 현금, 즉 ‘고객의 돈’입니다. 아직 주식을 사지 않은 대기 자금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. 줄 서 있는 현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.
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식 시장의 ‘T+2일 결제 시스템’입니다. 오늘 주식을 팔아도 그 돈이 즉시 현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, 2영업일 뒤(T+2)에 실제 현금화되어 예수금으로 잡힙니다. 그래서 계좌 조회 시 ‘D+1 예수금’, ‘D+2 예수금’처럼 날짜별로 금액이 다르게 표시되는 것입니다. (돈도 출근‧퇴근이 있습니다.)
예수금이 100만 원이라도 오늘 주식을 매수했다면, 그 매수금(결제 예정 금액)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출금이 가능합니다. 또한, 주식을 매도한 당일에는 매도 대금이 아직 예수금으로 확정되지 않았기에(T+2 결제) 출금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. 통장에 숫자가 보여도, 지금 당장 불러낼 수 있는 병력은 제한적입니다.
2. 증거금, 왜 필요한가요? (거래의 보증금)
증거금(Margin)은 주식 주문 시 필요한 최소한의 보증금입니다. 증권사는 고객이 주식을 살 때, 결제일(T+2)까지 돈을 내지 못할 위험에 대비해 일정 비율의 현금을 미리 받아두는데, 이것이 바로 증거금입니다. 쉽게 말해 “일단 자리부터 잡고 오세요” 티켓입니다.
이 ‘증거금률’은 종목마다 다르며, 30%, 40%, 100% 등으로 설정됩니다. 예를 들어, 증거금률 40%인 100만 원어치 주식을 산다면, 내 예수금에서는 40만 원만 있어도 일단 주문이 가능합니다. (100만 원 * 40%) 지갑이 얇아도 주문 버튼은 두껍게 눌릴 수 있는 이유죠.
2.1. 증거금 100% 종목의 의미
만약 증거금률이 100%인 종목이라면 어떨까요? 이는 100만 원어치 주식을 사려면 반드시 내 계좌에 현금 100만 원이 전부 있어야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. 위험도가 높은 종목이나 관리 종목 등이 주로 100%로 설정되며, 이런 종목은 외상 거래(미수 거래)가 불가능합니다. “현금 없으면 입장 불가” 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.
2.2. 증거금이 미수금을 만드는 이유
바로 이 증거금 시스템 때문에 ‘미수금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 증거금률 40% 종목을 100만 원어치 매수하면, 일단 내 돈 40만 원으로 주문이 체결됩니다. 하지만 T+2일 결제일에는 나머지 60만 원을 포함한 100만 원 전액이 계좌에 있어야 합니다. 이때 60만 원이 없다면? 그것이 바로 ‘미수금’이 됩니다. 외상값은 결국 찾아옵니다.
3. 미수금, 절대 피해야 할 이유 (위험한 외상)
미수금(Outstanding Receivable)은 증거금만 내고 주식을 산 뒤, 결제일(T+2)까지 나머지 주식 대금을 입금하지 못해 발생한 ‘외상 빚’입니다. 앞선 예시에서 부족했던 60만 원이 바로 미수금입니다. “내일의 나”에게 맡겼던 대금이 오늘의 나를 곤란하게 하는 순간이죠.
미수금은 단순한 외상이 아닙니다. T+2일까지 미수금을 상환하지 못하면, 증권사는 T+3일 아침 동시호가에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여 돈을 회수합니다. 이를 ‘반대매매’라고 합니다.
- 강제 손실: 반대매매는 보통 전일 종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(하한가 근접)으로 처리되어 막대한 손실을 봅니다.
- 계좌 동결: 미수금 발생 시 30일간 ‘동결계좌’로 지정되어, 해당 기간 동안은 증거금 100% 현금 거래만 가능해집니다.
- 신용 문제: 반복적인 미수금 발생과 연체는 증권사 거래 제한뿐만 아니라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.
레버리지를 이용해 더 큰 수익을 기대하며 미수 거래를 사용하기도 하지만, 주가 하락 시에는 감당할 수 없는 손실과 반대매매의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. 초보 투자자일수록 미수 거래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. 수익보다 생존이 먼저입니다.
4. 예수금 vs 증거금 vs 미수금: 한눈에 비교하기
이제 세 가지 개념이 명확히 구분되시나요? 한눈에 비교하여 정리해 보겠습니다. 표 한 장이면 헷갈림 0원!
| 구분 | 예수금 (내 돈) | 증거금 (보증금) | 미수금 (빚) |
|---|---|---|---|
| 정의 | 계좌에 입금된 현금 (대기 자금) | 주문 시 필요한 최소한의 보증금 | 결제일에 내지 못한 주식 대금 (외상) |
| 성격 | 자산 (내 돈) | 거래 조건 (보증) | 부채 (빚) |
| 발생 시점 | 입금 시, 매도 결제 시 (T+2) | 주식 주문 시 (T+0) | 주식 대금 미납 시 (T+2) |
| 위험도 | 없음 | 낮음 (미수 거래의 시작) | 매우 높음 (반대매매 위험) |

5. 미수금 발생!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?
실수로 미수금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? 당황하지 말고 즉시 대처해야 반대매매를 막을 수 있습니다. 속도가 비용을 줄입니다.
미수금 해결 단계별 가이드
- 1단계: 즉시 금액 확인 (T+2일 오전)
결제일(T+2) 오전에 증권사 앱이나 HTS에서 부족한 미수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확인합니다. (알림 무시 금지!) - 2단계: 현금 입금 (Best)
가장 좋은 방법은 부족한 금액만큼 현금을 계좌에 입금하는 것입니다. 입금 즉시 미수금이 변제됩니다. 통장 불 끄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. - 3단계: 보유 주식 매도 (차선책)
현금이 없다면, T+2일 당일 장중에 보유하고 있는 다른 주식이나 미수가 발생한 해당 주식을 매도하여 미수금을 갚아야 합니다. (매도 대금으로 미수금 변제가 가능합니다.) - 4단계: 반대매매 (최악)
T+2일 장 마감까지 미수금을 해결하지 못하면, T+3일 오전에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(반대매매)합니다. 이 단계는 피하는 게 답입니다.
6. 결론: 안전한 투자를 위한 핵심 요약
안전한 투자를 위한 3가지 원칙
- 핵심 사항 1: 예수금(내 돈)의 범위 내에서만 투자하는 습관을 들입니다. (평안이 찾아옵니다.)
- 핵심 사항 2: 증거금 시스템을 이용한 ‘미수 거래’는 초보자에게 매우 위험한 빚입니다. (스릴 대신 수면을 택하세요.)
- 핵심 사항 3: 미수금(빚)과 반대매매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, 증권사 설정에서 ‘증거금률 100%’ 또는 ‘미수거래 방지’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. (클릭 몇 번으로 리스크 차단)
예수금, 증거금, 미수금은 주식 투자의 가장 기본이 되는 돈의 흐름입니다. 이 개념들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위험한 투자가 아닌, 안전하고 현명한 투자를 하는 첫걸음입니다. 오늘의 한 페이지가 내일의 손실 경고장을 지워줍니다.
7. 자주 묻는 질문 (FAQ)